[미국 IT 회사 취업하기] 2. 면접 편
이력서를 보고 리쿠르터(recruiter)가 연락이 오고 첫 면접 일정을 잡게 됩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Zoom 과 같은 화상 회의 툴로 면접을 볼 것이고, 코로나 기간이 아니라도 태평양을 건너는 거리 때문에 어차피 Zoom 입니다!!! 보통 시차 차이 때문에 면접은 우리 시간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때 보게 됩니다.
보통 기업마다 다르지만 최소 3번 정도 면접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는 회사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아래와 같이 진행하지 않습니다.)
** 모든 과정이 2주 정도 걸림. 한 달 이상 걸리는 회사도 있음.
1차 - 리쿠르터 면접 (1시간)
2차 - 직속 상사 면접 (1시간)
3차 - 과제 (10시간) - 혼자하는 과제. 6시간 정도 써라 그래서 딱 그렇게 썼는데 제 장점이 안 드러난다고 조금 더 해라 해서 10시간 씀.
4차 - cultural 면접 (1시간) (면접관 2명)
4차 - pair trouble shooting 면접 (1시간) - 실제로 트러블 슈팅하는 테스트 (면접관 2명)
4차 - 디렉터 면접 (30분)
4차 - 코딩 테스트 (1시간)
# recruiter 면접 때 팁
- 리쿠르터가 테크니컬 백그라운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지니어 출신 리쿠르터도 있습니다. 요즘 테크니컬 리쿠르터가 따로 있는 곳도 있습니다. 면접 때 리쿠르터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설명하면 안됩니다. 보통 리쿠르터가 먼저 나는 테크니컬한 백그라운드가 있으니 편하게 말해라 이렇게 얘기 하기도 합니다. 혹시나 선입견을 가지고 기술적인 부분을 모를 거라 판단하는 실수는 안하는 게 좋겠죠?
- 외국인 리쿠르터는 한국의 대학 서열 이런 거 잘 모릅니다. 대학 서열보단 전공을 더 중요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경력에 적힌 한국 기업들도 잘 모를 것입니다. 그래서 학력, 경력보단 실력으로 승부를 보시면 됩니다.
# 직속 상사 면접 때나 cultural 면접 때 혹은 기술 면접 때 모든 기업들이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문제해결하는 과정을 알아보려고 과거 어떤 문제를 겪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꼭 물어봅니다. 트러블 슈팅 과정을 많이 궁금해 합니다.
저도 이상적인 정답은 모르지만 도움을 드리고자 간단하게 써보면 :
윈도우 환경에서는 잘 돌아가는데 맥 환경에서는 코드가 안 돌아가는 문제가 있었다. 크로스 플랫폼 문제였는데 회사에서 몇 년동안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다. 내가 혼자서 코드를 하나 하나 뜯어가면서 보고 스택오버플로우, 공식문서를 통해 Java FX의 특정 버전이 맥에서 버그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자바 버전을 업그레이드 했고, 업그레이드 하면서 버전에 맞게 자바 API도 변경했고 API가 달라져서 에러가 뜨는 코드들도 수정을 했다. 중간 중간 스택오버플로우를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여러 자바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다시 내리고 코드도 여러번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가장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자바 버전에 맞게 코드들을 수정했고 맥에서 돌아가게 되었다. 연구소장님은 자기가 회사 6년 있으면서 맥에서 처음 돌아가는 걸 봤다고 기뻐하셨다. 끝!
뭐 이런식으로 얘기하면 됩니다. 근데 거짓말이나 과장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 하셔야 합니다. 엔지니어들은 문제 해결을 1. 슬랙(Slack)으로 물어보고 2. 스택오버플로우에 물어보고 3. 공식문서 탐독하고 4. 구글링해서 기술블로그를 참조하고 5. 특정 솔루션이면 해당 회사에 티켓을 끊어서 질의하고 뭐 대부분 다 이런식입니다.
# cultural 면접
기업의 문화와 맞는 사람인지를 보려는 시간입니다. 1시간 동안 여러 질문을 통해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보는 것 같습니다. 회사마다 문화가 다르고, IT 회사는 문화가 업무 프로세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무리 실력있는 사람이라도 기업 문화에 벗어나면 뽑지 않습니다. 기업 문화는 소수 몇명 사람들 때문에 물들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입사 후 교육 때 들음) 아주 신중하게 뽑고 채용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고 합니다. 기업 문화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너무 지나치게 주관적일수 있어서 생략하겠습니다. 결론은 엔지니어가 일을 잘 하려면 기업 문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코딩테스트
보통 한국 기업은 어떤 사이트에서 코딩 문제를 풀고 제출하면 그게 점수화 되고 그걸로 평가합니다. 사실 나쁜 마음 먹고 누가 옆에서 도와주거나 대신 해줘도 모르고 구글링만 잘하면 쉽게 풀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진행한 방식은 실제 팀장급 개발자와 같이 코딩을 하는 테스트였습니다. 제가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봅니다. 그리고 가이드를 해줍니다. 둘 다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이 있어서 제가 코딩하고 그걸 보고 가이드해주면서 직접 수정해 주기도 하고 이런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테스트 전에 어떤 언어로 할 것인지 정하면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였습니다. 코딩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 aptitude를 평가하는 방식 같았습니다. 다행히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했는데 참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코딩을 안한지가 조금 돼서 시험 전에 자바 동영상으로 hashmap 부분 한 10분 봤었는데 코딩 테스트에서 hashmap 관련 문제가 나왔답니다. ㅋㅋㅋ
# Pair trouble shooting 테스트
이게 가장 재밌었는데 실제로 제가 엔지니어 역할을 하고 면접자가 고객으로 빙의를 합니다. 그래서 한 시간 동안 이게 안되요 이게 안되요 이러는 걸 제가 하나 하나 해결해주는 테스트입니다. 로그를 보고 리눅스 환경에서 yaml 파일을 이래 저래 수정하는 문제들도 있는데 제가 직접하는게 아니라 저는 상대의 화면을 보고 말로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쉽게 잘 설명해주는지 그런 부분도 여기서 보는 것 같습니다. 1시간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 한국과 많이 다른점
미국 회사는 1차 면접 때 연봉 테이블과 복지(benefit)를 말해줍니다. 제가 예전 회사에 제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 많은 면접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도 회사도 시간과 에너지를 썼는데 결국 마지막에 연봉이 안 맞아서 나가리(?)된다면 이는 양쪽에 엄청난 낭비입니다. 그래서인지 먼저 연봉 테이블을 말해줍니다. 한국 회사들도 이렇게 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가서 연봉을 말하고 협상하는 그 이유도 알겠지만 그건 프로답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프로끼리 프로답게 깔끔하게!
면접 때 개인적인 부분은 물어보지 않습니다. 워낙 미국 기업이 직장 내 차별(discrimination)에 민감하다 보니 나이, 성별, 종교, 신체, 지역, 취향 기타 등등 물어보지 않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통 한국 기업은 항상 물어보는 게 전 직장에서 왜 나왔는지 물어보는데 제가 면접 본 미국 기업들은 그런 걸 물어보지 않습니다. 혹시 물어봐도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됩니다. 직장 그만둔 이유는 대부분 사람들이 똑같고 다 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한국 같은 경우는 근무기간이 짧으면 왜 짧냐고 물어보는데 그런 것도 물어보지 않습니다. 나중에 보니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과정인지) 1년씩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사람마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왜 1년도 안다녔냐 이렇게 묻지 않는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마치 우리 회사 와서도 1년도 안돼서 그만 둘꺼냐 라는 식으로 묻는 것 같습니다. (1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분위기인가요? 라고 대답하고 싶음 ㅋㅋ)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프로대 프로로 뻔한 질문은 안 하는 것 같습니다. ( 1편에 언급했던 링크드인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한 번 보시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안 봤지만.)
# 그 이후
이런 면접 과정을 거치고 나중에 디렉터(director)가 채용 결과를 말해주고 연봉을 최종 협상하고 그 이후 과정은 전자 문서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백그라운드 체크를 당하고 입사를 하게 됩니다.
다른 회사들도 채용 진행 중이였는데 긴 과정에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해서 최종 합격한 회사 하나 결정되자마자 다른 회사들은 다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제가 협상 이런거 못해서 어떤 회사를 가도 그냥 주는 대로 받았습니다. 그냥 연봉은 이거에요. 그럼 저는 예 하고 끝. ㅋㅋㅋ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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